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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서한문 (2012.06.29)

관리자 2012-07-03 16:19:48 1470

존경하는 서울 교육가족께 드립니다.

한여름 무더위가 한창입니다.

하루 빨리 단비가 내려 가뭄으로 말라가는 논밭에 생명이 살아나기를 기원합니다.

"누구든지 공교육 13년을 거치면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세상을 자유롭게 날게 하리라."

는 결심으로 교육감의 무거운 책임을 맡은 지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여러분들의 응원과 격려가 저를 이끌어 주었습니다.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이 시점에 저는, 서울교육가족과 함께 그동안의 부족함과 넘침에 대해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교육희망을 함께 설계하고자 합니다.

우리 교육이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멉니다.

학교가 성적 경쟁과 무기력, 학교폭력으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수 십 년 동안 비교와 경쟁으로 일관하며 아이들을 주눅들게 한 결과입니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것입니다.

취임 당시 저는 썩은 교육을 몰아내고 낡은 교육을 혁신하는데 몸을 던지고자 했습니다.

부패와 비리는 잡았습니다.

고질적 병폐였던 인사 비리, 시설 비리, 사학 비리를 깨끗하게 청소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청렴도가 크게 향상되었으며,

금품, 향응, 편의 제공 관련 부분에서는 최고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교육계의 관료주의와 경쟁주의 교육을 청산하는 데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우리 교육이 21세기형 교육으로 대전환을 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 세계 교육은 전면적인 혁신의 흐름 가운데 있습니다.

21세기는 창의성과 혁신,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과 협력, ICT 소양, 생태감수성 등이 핵심 역량인 시대입니다.

불과 3년 후로 다가온 PISA 2015 신학력 평가부터는

주요 평가 지표에 과학의 사회적 책임, 협동적 문제해결능력, 환경 소양 등이 새롭게 포함됩니다.

또한 모든 학생들에게 동일한 문제가 일제히 제공되는 방식에서,

학생들의 성향과 능력에 따른 맞춤식의 문항이 제시되는 새로운 평가 방식으로 전환됩니다.

특히 둘 이상의 학생이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협동적 문제해결능력 평가는

우리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낯선 방식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PISA 학력평가 최상위권을 자랑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지적 흥미도, 자기주도학습역량, 사회적 협동능력,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 바닥권 수준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숨어 있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비교와 경쟁의 교육으로는 PISA 신학력평가에서 마저 후진국으로 전락하고말 것입니다.

우리 교육은 아직 20세기에 머물러 있습니다. 서둘러 진화시켜야 합니다.

과거의 교육 방식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교육을 21세기 교육으로 진화시키기 위해 저는,

교육감 취임 이래로 서울교육에 여러가지 변화를 추구해 왔습니다.

수업 혁신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들에게 미래의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이

'수업 따로 인성교육 따로, 수업 따로 창체 활동따로' 이루어져서는 안됩니다.

교육과정 전반에서 발표, 토론, 프로젝트 수업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런 교육이 정착되려면 먼저 선생님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고, 교사의 질은 연수의 질을 넘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선생님이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연수를 확대하고 연수의 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앞으로도 계속 선생님들의 행정업무를 줄여나가며,

선생님들이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

학교에서 문화.예술.체육 활동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중학교에 집중적으로 문.예.체 교육지원을 했습니다.

아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재능을 키우고 삶의 기술을 배우며, 학교생활의 즐거움을 되찾게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꿈을 위한 진로교육을 확대합니다.

적성검사나 진학지도를 넘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질높은 진로교육을 시작합니다.

내년부터 전면 실시되는 '중3 대상 1주일간의 진로체험교육'이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직업체험을 위해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일터를 개방하고 협력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학교 부적응과 학교폭력 해결을 위해 교사 감정코칭 연수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공감해 주어야 학교 부적응과 학교폭력이 사라진다는 믿음으로

모든 선생님께 감정코칭 연수를 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학부모까지 연수를 확대할 것입니다.

가정과 학교가 함께 마음을 읽고 치유하며 아이들을 지킬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미래를 지향하는 교육, '서울형 혁신학교'가 견인차가 됩니다.

혁신학교에는 한 명도 소외되지 않고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즐거운 수업이 있습니다.

학교공동체의 민주적 의사결정을 통해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의 자발성이 살아 숨쉬고,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이 골고루 꽃피고 존중받는 학교문화가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최근 언론에서도 혁신학교가 '미래 공교육의 모델'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학교마다 변화의 속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모든 혁신학교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변화의 씨앗을 싹틔우고, 가능성을 현실로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혁신학교는 우리 교육의 견인차임을 확신합니다.

모든 학교에서 수업혁신, 학교 문화의 혁신이 일어날 때,

서울에서 혁신학교라는 이름이 사라질 것입니다.

초.중학교에서 무상 급식, 친환경 급식을 이루어 내었습니다.

다양한 배경의 아이들이 한데 모이는 학교에서는 빈부에 따른 차별이 없어야 합니다.

무상급식을 통해 아이들이 학교에서 차별 없이 행복하게 생활하기를 바라는

학부모님의 염원에 한 걸음 다가갔습니다.

또한 학부모님들의 교육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학교 급식에 계약재배를 통한 친환경 식재료 사용을 확대함으로써 얼굴 있는 급식,

인격 있는 급식, 책임 있는 급식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교육을 바로 세워 교육희망의 밑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공교육의 책무는 어느 부모를 만나든, 어떤 지역에 태어나든 소질과 능력을 발휘하는데

아무 장벽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강남북 교육격차는 위험 수위에 이르렀습니다.

지역 간 명문대 진학률, 기초학력 미달 비율, 학업 중단 비율 격차가 나날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사고와 고교선택제의 효과가 반영되는 내년에는 대학 진학률에 더 큰 격차가 생길 것입니다.

교육에서의 균형발전이 없으면 지역의 균형발전도 없습니다.

동네 학교를 모두 좋은 학교로 만들고, 여건이 어려운 동네일수록 더 풍요한 학교,

더 수업의 질이 높은 학교로 만들어 교육격차를 획기적으로 줄이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선 교육청과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교육감이 시장 및 자치구청장들과 손을 맞잡았습니다.

시의회와 시민사회도 협력을 다짐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서울교육희망 공동선언>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협력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지차체가 보유한 자원과 시설을 학교가 활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또 다른 선생님이 되어 주셨습니다.

'마을이 학교'가 됩니다. '서울시민이 선생님'이 됩니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 자치구와의 재정적 협력을 통해

소외지역의 교육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예산을 일관성 있게 집행할 것입니다.

어느 때 보다 시장과 교육감이 협조가 잘 되고 있습니다.

같은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같은 지향점을 향해 교육정책을 펼칠 것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교육격차 해소를 비롯한 공교육의 새 표준을 만드는 일이

촘촘하고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저는 길을 보았습니다. 희망을 보았습니다.

교육가족의 힘이 교육을 바꿉니다.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우리 교육을 21세기로 이끌어 오고자 합니다.

멀리 있는 교육감이 앞서서 끌고 나가서는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교육의 사명은 무겁고, 교육감 혼자서는 부족합니다

교육가족 모두가 함께 나서 주시면 1,300개 학교 현장에서 교육의 희망이 꽃필 수 있습니다.

교육가족 여러분,

작은 변화를 응원해 주시고,

큰 혁신을 위해 손을 잡아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6월 29일


서울특별시교육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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