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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침반

오세훈 2017-03-17 12:16:46 350

나침반

 

길고 긴 겨울방학과 봄방학을 모두 잘 보냈나요? 지난 겨울방학식 때와 종업식 때에 여러분에게 전환점을 찾아보길 권했습니다. 그래서 전환점을 찾았나요? 못 찾았나요? 못 찾으면 어떻습니까. 다음에 찾으면 되고 천천히 찾아도 되는 걸요.

 

오늘은 새로운 학년,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는 날이니 그에 맞는 이야기를 짧게 나누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작거나 아주 견디기 힘든 자극을 받으면서 평생을 살아갑니다. 그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그리고 그 자극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반응을 합니다.

 

우리만이 아니라 짐승들도 자극을 받으면 반응을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반응은 본능적입니다. 그래서 즉각적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반응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은 자극이 오면 자극 앞에서 생각이라는 것을 합니다. 또한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어떤 반응을 할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조신영이라는 작가는 이러한 자극과 반응의 사이를 ‘쿠션’이라고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쿠션’을 두껍게 하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두꺼운 ‘쿠션’이 우리 인생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두꺼운 ‘쿠션’이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두꺼운 ‘쿠션’을 갖는 것만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그냥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른 곳을 가리킬 수 있는 생각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나침반을 아실 것입니다. 나침반은 항상 북쪽을 가리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작은 움직임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 떨림을 늘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쪽을 가리키고 아주 작은 움직임도 없이 그냥 멈춰 있으면 그 나침반은 고장난 나침반입니다.

 

우리의 삶도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올바른 삶을 찾았다고, 올바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서 그냥 멈춰 있다면 고인 물처럼 썩은 물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작은 떨림이 꼭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냥 머물러 있는 1년이 아니길 바랍니다. 아주 작은 움직임이라도 멈추지 않는 1년이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학교생활도, 여러분의 삶도, 여러분의 생각도 올바른 곳을 향해 움직이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시 한 편으로 이야기를 대신하고 마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떨리는 지남철/ 신영복

 

 

북극을 가리키는 지남철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그 바늘 끝을 떨고 있다.

여윈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그 지남철은

자기에게 지워진 사명을 완수하려는 의사를

잊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며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도 좋다.

만일 그 바늘 끝이 불안스러워 보이는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쪽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한다.

이미 지남철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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